정답이 없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생의 감각’입니다
한여름, 에어컨 리모컨을 들고 잠시 망설여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렇게 더운데 에어컨을 계속 켜도 될까?”
“전기를 많이 쓰면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지구를 생각한다면 조금 더 참아야 하는 걸까?”
이 질문에는 사실 간단한 정답이 없습니다.
폭염 속에서 냉방은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냉방 수요가 증가하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가 화석연료에 의존할수록 온실가스 배출은 다시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에어컨을 켜야 할까요, 끄고 참아야 할까요?
저는 오늘 이 질문을 조금 다르게 바꾸어보고 싶습니다.
나의 건강도 지키고, 다른 사람의 건강도 생각하며, 지구의 부담도 줄이는 선택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는 하나의 숫자로 된 정답이 없습니다.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을 느끼고, 관계를 이해하고, 전체를 생각하며 더 나은 선택을 찾아가는 ‘공생의 감각’일지도 모릅니다.

1. 에어컨을 참는 것이 지구를 위한 행동일까요?
폭염 속에서 에어컨을 켜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을 해칠 정도의 더위를 무조건 참는 것이 지구를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극심한 더위는 우리 몸의 체온조절 시스템에 부담을 줍니다. 특히 고령자, 영유아, 임신부, 만성질환자, 야외 노동자 등에게 폭염은 심각한 건강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폭염 속에서 필요한 냉방을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건강을 보호하는 행동입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공생의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공생은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서 지구를 지키겠다는 생각은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공생은 나도 건강하고, 다른 사람도 건강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공생의 첫 번째 원칙 ㅣ나의 생명과 건강도 소중합니다.
2. 그렇다면 에어컨은 몇 도가 정답일까요?
“26℃가 맞을까요?”
“28℃가 친환경적일까요?”
많은 사람이 하나의 정확한 숫자를 원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과 환경은 모두 다릅니다.
나이, 건강 상태, 습도, 햇빛, 건물의 단열 상태, 활동량에 따라 같은 온도도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숫자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느끼고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것입니다.
햇빛을 먼저 차단하고,
냉방으로 위험한 더위를 낮추고,
적절한 조건에서는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로 공기를 순환시키고,
외부가 더 시원한 시간에는 자연환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절전 기술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사용하고, 불필요한 낭비는 줄이는 것.
저는 이것 역시 일상에서 실천하는 공생의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생의 냉방은 ‘참는 것’도 ‘마음껏 쓰는 것’도 아닙니다.
3. 지구감수성으로 에어컨을 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보통 에어컨을 켤 때 나의 더위만 생각합니다.
리모컨을 누르면 시원한 바람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버튼 뒤에는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하는 수많은 연결이 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전기를 전달하는 시스템,
냉매,
건물의 구조,
도시의 열,
그리고 기후변화.
내 방에서 누르는 작은 버튼 하나도 사실 지구의 거대한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승헌님의 『공생의 기술』에는 지구감수성을 단순히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 인식하고 지구와의 연결을 느끼는 감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감각적·정서적 연결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구감수성으로 에어컨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에어컨을 켜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에너지가 어디에서 오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
나에게는 당연한 시원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
이 작은 인식의 변화가 지구감수성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4. 에어컨을 켜면 지구는 더 더워질까요?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 문명의 모순을 만납니다.
지구가 더워집니다.
↓
더 많은 냉방이 필요해집니다.
↓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다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합니다.
↓
기후변화가 심해집니다.
↓
다시 더 많은 냉방이 필요해집니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냉방의 악순환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에어컨을 켜지 마세요.”
이것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꾸어
야 할 것은 에어컨을 켜는 사람만이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방식과 건물, 도시, 그리고 사회의 시스템입니다.

5. 누구나 시원할 권리가 있을까요?
“더우면 에어컨을 켜면 되지.”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선택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누군가는 전기요금이 두려워 켜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단열이 좋지 않은 집에서 살아 냉방을 해도 금방 다시 더워집니다.
누군가는 뜨거운 야외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모두에게 오지만 피해는 똑같지 않습니다.
이것이 냉방 불평등입니다.
공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나는 시원한가?’에서
‘우리는 모두 안전한가?’로 질문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내가 건강해야 합니다.
내 가족도 건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폭염에 취약한 이웃도 안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기후건강 정의입니다.

모두가 함께 건강할 수 있는 선택 기후정의는 곧 건강정의입니다.
6. Brain Education Perspective
공생은 ‘감각’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환경문제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것도 알고,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폭염이 위험하다는 것도 압니다.
그런데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생의 기술』 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이 ‘내 안의 자연’을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하며, 자신이 지구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는 공생감각·지구감수성이 앎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뇌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뇌교육은 먼저 나의 몸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나는 너무 더운가?
몸이 지쳐 있는가?
물을 충분히 마셨는가?
냉방이 지나치지는 않은가?
그리고 그 감각을 조금 더 넓혀봅니다.
우리 가족은 괜찮은가?
혼자 계신 부모님은 괜찮은가?
우리 이웃은 안전한가?
내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가?
나를 느끼는 감각이 이웃으로, 그리고 지구로 확장되는 것.
이것을 저는 이 저널에서 ‘지구감수성의 확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7. 이것이 Planetary Health입니다
Planetary Health는 인간의 건강과 지구의 자연 시스템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공생’은 이 연결을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로 확장시킵니다.
이 둘은 매우 잘 만날 수 있습니다.
Planetary Health가 우리에게 묻습니다.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공생은 다시 묻습니다.
“그 연결을 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저는 바로 이 지점이 Earth Citizen Planetary Health Journal이 앞으로 만들어갈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8. 지구경영의 목표는 공생입니다
『공생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 가운데 하나는 이것입니다.
“지구경영의 목표는 공생이다.”
또한 개인과 기업, 국가의 이익을 넘어 지구를 하나의 가치 기준으로 삼는 의식의 전환, 그리고 공생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에어컨이라는 작은 주제도 달라집니다.
오늘 내가 에어컨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우리 건물을 어떻게 설계하는가.
우리 도시에 얼마나 많은 나무를 심는가.
우리 사회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어떻게 보호하는가.
우리나라가 어떤 에너지 시스템을 선택하는가.
이 모든 선택에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나에게 이로운가?
사람들에게 이로운가?
지구에도 이로운가?
완벽한 정답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가치가 충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생은 하나의 정답이라기보다 선택의 기준에 가깝습니다.
🌍 Earth Citizen Insight
정답이 없는 시대, 공생은 우리의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간단한 정답이 없는 문제가 점점 많아질 것입니다.
에어컨을 켜야 할까요?
전기차를 타면 정말 친환경일까요?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요?
경제성장과 환경보호는 함께 가능할까요?
정답이 하나로 떨어지지 않는 문제 앞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더 많은 규칙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와 전체의 관계를 느끼는 감각.
내 선택이 다른 생명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는 감각.
바로 공생감각과 지구감수성입니다.
지구경영은 규칙과 시스템만으로 사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양심과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나와 전체를 함께 이롭게 하는 선택과 행동을 하는 방향을 지향합니다.
에어컨을 켜는 아주 작은 순간에도 우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나의 건강을 지키면서,
이웃의 건강을 돌아보고,
지구의 부담을 생각하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선택 기준에 ‘지구’를 포함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나에서 이웃으로.
이웃에서 지구로.
그리고 다시, 지구에서 모두의 건강으로.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공생의 기술이며,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지구시민의 삶입니다.
오늘 기억할 3가지
첫째, 공생은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폭염 속에서는 필요한 냉방으로 먼저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둘째, 공생은 ‘나만 괜찮으면 된다’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냉방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과 미래세대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셋째, 지구감수성은 지구를 선택의 기준에 넣는 감각입니다.
완벽한 정답이 없어도 ‘나와 모두와 지구에 더 이로운 선택은 무엇인가’를 계속 묻는 것에서 변화가 시작됩니다.
참고자료
-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Heat and health — 폭염이 체온조절에 부담을 주고 심혈관·신장 등 건강 위험을 높이는 과정과 폭염 시 냉방·건강 보호 수칙을 참고했습니다.
WHO 「Heat and health」 -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Global Cooling Watch 2025 — 증가하는 냉방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 지속가능한 냉방의 필요성을 참고했습니다.
UNEP 「Global Cooling Watch 2025」 -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 Cooling Emissions and Policy Synthesis Report —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 수요 증가가 전력 사용과 냉매 배출을 통해 기후변화와 연결되는 구조를 참고했습니다.
UNEP 「Cooling Emissions and Policy Synthesis Report」
함께 읽은 책
이승헌, 『공생의 기술』
이 글에서 말하는 ‘공생’은 단순히 에어컨을 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나의 건강을 지키면서 이웃의 건강을 생각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건강까지 함께 고려하는 선택에 관한 질문입니다.
『공생의 기술』이 던지는 공생의 관점은 PH-003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폭염 시대의 냉방처럼 하나의 정답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일수록, 우리는 ‘나에게 무엇이 편리한가’를 넘어 ‘우리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살아갈 방법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에서 이웃으로, 이웃에서 지구로.
건강한 나와 건강한 지구가 함께하는 공생의 선택을 생각합니다.
Earth Citizen Planetary Health Journal | PH-003
'기후위기와 건강 PlanetaryHeal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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